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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13][삼라만상] 섬김이란 낮아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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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조회 172회 작성일 23-07-27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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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의과대학 후배 의사들을 위해 강의 요청을 받아 강의한 적이

있다. 내용은 환자 사랑으로 병원의 미래를 본다는 주제로 머지않아 개원을 하거나 봉직을 할 후배에게 강조해서 말한 단어가 바로 '섬김'이었다.

"섬기다"라는 말은 잘 모시어 받들 다라는 뜻으로 신이나 윗사람을 대하는 존경하고 공손한 태도이나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형식적인 태도가 아닌 내 자신을 낮추고 내 마음을 먼저 내려놓았을 때 가능한 일로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라 생각한다.

쉘 실버스타인 작가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는 책에서 우리는 섬김을 잘 볼 수 있다. 나무는 마지막까지 늙고 지친 소년에게 자신에게 남겨진 것이 하나도 없음을 오히려 미안해하며 소년이 앉아 쉴 수 있는 남은 나무 밑동을 내어주면서도 그저 행복해 했다는 내용을 우리는 어린 시절 필독서였던 책을 통해 잘 알고 있다. 타인을 위해서 섬겨주는 일들을 했을 때 행복을 느끼는 나무는 아무런 조건 없는 큰 사랑을 주었고 제목 그대로 아낌없이 주는 것은 우리네 부모와도 같고 친구, 동료와도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었다. 그렇다면 섬김은 사랑의 표현이라 말 할 수도 있겠다.

현대 문명의 편리함은 우리를 누림에 익숙하게 하고 자신만의 누림이 당연시 하는 세상으로 변질되게 만들게 되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이타적인 존재는 쉽게 찾아 볼 수 없게 되었으며, 간혹 이타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은 우리의 특별한 영웅이 되곤 한다. 이게 바른 세상인가?

우리 모두 섬김이 인간이 해야 할 마땅한 도리라고 생각한다면 이타적인 존재가 우리가 사는 사회의 당연한 모습이고 섬김 속에 흘러가는 세상과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들의 존재가 더욱 빛이 날 것이라 생각한다.

즉, 섬김에는 조건을 말 할 수 없다. 내게 도움을 준 사람에게만, 사람의 사회적 위치가 높음에 따라서만, 혹은 경제력으로 좋은 조건을 생각하지 않는 채 내 자신이 낮은 자가 되어 남을 내 자신보다 낫게 생각하고 나의 권리와 편의를 자유로이 포기 할 줄 알며 자신의 것을 내어주고 희생하는 것이 조건 없는 섬김이 되겠다.

탈무드에는 "누워 있는 자는 넘어질 염려가 없다"라는 말이 있다. 타인을 진정으로 섬기는 사람은 결코 누림의 교만에 빠지지 않고 진정으로 낮은 마음으로 어려운 자들과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포용하고 그들의 아픔을 이해하며 함께 걸어가는 절대자의 섬김이 잘 표현되어 있다 생각한다.

나의 생각만 조금 바꾸어 본다면 어렵지 않게 실행 할 수 있는 일이 바로 '섬김' 이다.오늘은 조금만 시선을 돌려 주위를 바라보자. 내 몸과 마음이 준비되어 섬김의 자세가 된다면 나 역시 누군가에게 섬김을 받아드릴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섬김은 그리 어려운 개념이 아니기에 오늘부터 낮아짐의 성장을 함께 해보길 권유해본다.

백승호 의료법인 성수의료재단(인천백병원/비에스종합병원) 이사장, 신경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