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18][삼라만상] 제 소원은 제가 따뜻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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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조회 15회 작성일 24-12-19 09:47본문
크리스마스는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기념일로, 다양한 문화와 전통을 통해 각각의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본래 크리스마스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기독교의 중요한 축일로, 이날을 기념해 교회에서는 예배와 성가가 진행되고, 예수님의 사랑과 희생을 되새기며 감사의 마음을 나눈다. 그러나 크리스마스는 종교적 의미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가족과 친구가 함께 모여 사랑과 기쁨을 나누는 특별한 날로 자리 잡았다.
10년 전, 2014년 12월 25일 자 중부일보에서 ‘100년 전 산타에게 보낸 편지 크리스마스 선물로 소설책·옷·구두 받고 싶어요’라는 제목의 기사를 본 기억이 있다. 그 내용은, 웨일스 남부의 한 여자 기숙학교 굴뚝에서 100년 전 산타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크리스마스 편지가 발견됐다는 내용인데, 소설책과 옷, 구두를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고 싶다는 이야기가 적혀 있었다고 한다. 아마 크리스마스는 100년 전이나 그 훨씬 전에도, 그리고 현재에도 산타 할아버지에게 바라는 소원은 존재했던 것 같다.
얼마 전, 필자의 병원 로비에 설치된 크리스마스 트리와, 그리고 곳곳에 꾸며진 크리스마스 장식을 보면서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한 크리스마스의 의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 인류의 구원을 위해 이 땅에 오신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며, 가족 혹은 연인과 함께 다가올 새해의 각자의 소망과 염원을 오롯이 새겨보는 의미있는 날이기도 하고, 소외된 이웃에게 따뜻한 관심을 기울여보는 소중한 날이 아닐까 싶다.
인간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소망과 염원은 무엇일까? 물질적 풍요, 좋은 관계, 즐거운 삶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건강’을 빠뜨릴 수 없을 것이다. 병원에는 많은 질환과 유형의 환자들이 찾아온다. 명절 벌초 중에 벌에 쏘인 환자, 극심한 통증으로 응급처치가 필요한 환자, 갑작스런 뇌출혈로 촌각을 다투는 응급환자, 극심한 스트레스로 몸 이곳저곳에 병이든 환자 등. 병원은 이러한 환자들에게 전인적 치료를 제공해 환자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회복시켜 건강한 삶을 영위하게 해주며, 나아가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곳이다.
얼마 전 필자가 속한 강화에 있는 종합병원에 암면역센터를 개소하게 됐다. "환자들을 위해 우리 병원은 어떤 의미있는 치료를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시작한 우리는, 1년여 시간을 고민하고 연구하며 준비한 끝에, 지역내 암환우들과 그 가족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과 같은 반가운 소식을 전하게 된 것이다.
10만 명당 166.7명이 사망하는 암은 우리나라 사망원인 중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35만 명의 암환자가 새로 발생하는 치명적이면서도 흔한 아주 무서운 질병이다. 현대의학은 비약적 발전을 통해 암정복에 성큼 다가서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으나 여전히 치료하기 어려운 질병임은 부정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암면역센터는 수술 또는 항암, 방사선 치료 등 표준치료가 끝난 환자 또는 전이 재발로 인해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에게 면역치료를 통한 면역증진, 암세포 사멸 등을 목적으로 집중 치료하는 곳으로, 이때 치료의 핵심은 환자의 체온을 1℃ 높이는 것이다.
요즘은 체온의 중요성을 모두 알고 있다. 체온은 우리 몸의 건강한 면역체계를 유지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비단 암 뿐만 아니라 많은 질병들을 극복할 수 있는 열쇠라 할 수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체온이 1℃ 떨어지면 면역력이 30% 떨어지고, 체온을 1℃ 올리면 면역력이 5배나 올라 ‘체온 1℃의 기적!’ 이라고도 한다. 체온이 떨어지면 면역세포의 활동성이 둔해지며 스스로 정상 체온으로 돌리기 위해 애를 쓰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액순환의 장애를 초래해 몸 안에 독소가 쌓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암면역센터의 치료는 메가비타민, 미슬토, 자닥신 등 주사치료와 함께 고주파온열치료, 근적외선온열치료 등 다양한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얼마 전 암면역센터를 찾은 한 여성환자분께 소원을 물어봤다. "제 소원은 제가 따뜻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실제로도 따뜻한 체온이면 좋겠고, 가족과 다른 사람에게도 저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졌으면 좋겠어요."
연말 그리고 크리스마스, 새해를 앞둔 지금. 소중한 이웃과 사랑하는 가족에게 1℃의 체온을 전하는 따뜻한 사람으로 마무리하는 것은 어떨까?
백승호 성수의료재단 이사장
출처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https://www.joongboo.com)